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 종류별 특징과 올바른 사용법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소화불량, 가벼운 상처 등 일상에서 겪는 작은 건강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약국을 찾게 됩니다. 하지만 막상 약국에 가면 어떤 약을 선택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습니다.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약물은 크게 일반의약품과 의약외품으로 나뉘며, 각각의 특징과 용도를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약국에서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약품들을 종류별로 정리하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사용법을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해열진통제: 두통, 발열, 근육통 완화의 기본약
해열진통제는 약국에서 가장 많이 찾는 일반의약품 중 하나입니다. 주요 성분에 따라 아세트아미노펜 계열과 이부프로펜 계열로 구분됩니다.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타이레놀, 낙센, 애드빌이 있습니다. 이 성분은 해열과 진통 효과가 뛰어나며, 위장 자극이 적어 공복에도 복용 가능합니다. 성인 기준 1회 500-1000mg, 1일 최대 4000mg을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간질환이 있거나 음주를 자주 하는 경우 간 손상 위험이 있어 의사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부프로펜 계열에는 부루펜, 낙센S, 애드빌이 있으며, 아세트아미노펜보다 항염 효과가 뛰어납니다. 근육통이나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에 특히 효과적입니다. 성인 기준 1회 200-400mg, 1일 최대 1200mg까지 복용 가능합니다. 다만 위장장애의 부작용이 있어 식후 복용을 권장하며, 위궤양이나 심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약국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단순 두통이나 발열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을, 근육통이나 염증성 통증에는 이부프로펜을 추천합니다. 두 성분 모두 복용 간격을 최소 4-6시간 유지하고, 3일 이상 지속되는 증상에는 전문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감기약과 기침약: 호흡기 증상 완화를 위한 선택
감기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완치약은 없지만, 증상 완화를 위한 다양한 일반의약품이 있습니다. 복합감기약과 단일 성분 약물로 구분하여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복합감기약으로는 판콜, 낙센콜, 훼스탈골드 등이 있습니다. 이들 제품은 해열진통제, 항히스타민제, 진해거담제를 조합하여 발열, 콧물, 기침을 동시에 완화합니다. 편리하지만 불필요한 성분까지 복용할 수 있어, 특정 증상이 두드러질 때는 단일 성분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침약은 크게 진해제와 거담제로 나뉩니다. 진해제인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의 약물(메지콘정, 로비투신액 등)은 마른기침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반면 가래가 많은 젖은기침에는 구아이페네신 성분의 거담제(뮤테란정, 브론치쿠스시럽 등)가 효과적입니다. 가래를 묽게 하여 배출을 도와줍니다.
약사로서 고객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점은 기침의 성질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마른기침에 거담제를 복용하거나 젖은기침에 진해제를 복용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감기약은 대부분 졸음을 유발하므로 운전이나 기계 조작 전에는 복용을 피해야 합니다.
소화제와 위장약: 속쓰림과 소화불량 해결사
현대인의 불규칙한 식습관과 스트레스로 인해 소화제와 위장약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증상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화불량에는 소화효소제가 효과적입니다. 베아제, 훼스탈, 닥터베아제 등이 대표적이며,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효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과식 후나 기름진 음식 섭취 후에 특히 유용하며, 식후 30분 이내에 복용하면 효과가 좋습니다. 다만 급성 췌장염이나 장폐색 등의 질환이 있을 때는 복용을 피해야 합니다.
속쓰림과 위산과다에는 제산제나 H2 수용체 차단제가 사용됩니다. 겔포스, 가스터10, 낙센위 등이 있으며, 위산 분비를 억제하거나 중화시켜 증상을 완화합니다. 가스터10의 경우 파모티딘 성분으로 위산 분비를 근본적으로 억제하여 지속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공복에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2주 이상 지속되는 위장 증상에는 전문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변비약으로는 둘코락스, 맥스콜론 등의 자극성 하제와 듀파락시럽 같은 삼투압성 하제가 있습니다. 자극성 하제는 즉효성이 있지만 습관성이 될 수 있어 단기간만 사용하고, 삼투압성 하제는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효과가 서서히 나타납니다. 10년간 약국에서 고객 상담을 하면서 느낀 점은 변비약보다는 식이섬유 보충제나 프로바이오틱스를 먼저 시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외용약과 연고: 상처와 피부 트러블 관리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작은 상처나 피부 문제를 위한 외용약도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습니다. 상처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적절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항생제 연고로는 후시딘, 마데카솔, 베아로반 등이 있습니다. 후시딘은 퓨시드산 성분으로 세균 감염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가 뛰어납니다. 작은 상처나 여드름, 모낭염 등에 효과적이며, 1일 2-3회 얇게 발라줍니다. 마데카솔은 센텔라아시아티카 추출물이 주성분으로 상처 치유를 촉진하고 흉터 형성을 억제합니다.
소독제로는 과산화수소, 포비돈요오드(베타딘), 알코올 등이 있습니다. 과산화수소는 상처 초기 세척에 효과적이지만 지속 사용하면 상처 치유를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포비돈요오드는 광범위한 항균 효과가 있어 상처 소독에 널리 사용되지만, 갑상선 질환이 있는 경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진통소염제 외용제로는 낙센겔, 볼타렌겔, 트라스트겔 등이 있습니다. 근육통이나 타박상, 염좌 등에 효과적이며, 경구 복용에 비해 전신 부작용이 적습니다. 상처가 없는 부위에만 사용하고, 1일 3-4회 적량을 발라 마사지합니다.
개인적으로 상처 관리에 대한 조언을 드리면, 작은 상처는 과도한 소독보다는 깨끗한 물로 세척한 후 항생제 연고를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상처가 깊거나 감염 징후(발열, 고름, 붉은 선 등)가 보이면 즉시 의료진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올바른 약물 사용을 위한 마무리 조언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약물이라고 해서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약물은 적절한 용법·용량을 지켜 복용해야 하며,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이나 개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임신부, 수유부, 어린이, 고령자의 경우 더욱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약물 복용 시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악화되면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할 때는 반드시 약사와 상담하여 상호작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건강한 생활을 위한 현명한 약물 사용으로 일상의 작은 불편함을 효과적으로 해결하시길 바랍니다.